앞의 세 편은 사진 이야기였습니다. 거대 모델이 모르는 실루엣, 계속 새로 생기는 핏 이름, 브랜드 룩북을 학습시킨 결과. 이번엔 사진이 아니라 글입니다.
00 · Where It Started
스타일룸에서 셀러가 옷을 올리면 이렇게 흘러갑니다.
여기서 막히는 자리가 정해져 있습니다. 핏입니다. 옷은 벌룬핏인데 와이드로 나오고, 크롭인데 발목까지 내려옵니다.
고치는 길은 둘입니다.
글을 고친다 — 02번에서 쓴 설명글을 고쳐서 다시 뽑습니다.
사진을 고친다 — 이미 나온 사진에서 그 부분만 손봅니다.
글을 고치는 쪽은 지시가 잘 안 먹힙니다. "밑단이 발목에서 3센티 위" 처럼 수치로 적어도 모델이 그대로 안 그립니다. 그래서 글을 조금 고치고 다시 뽑고, 또 고치고 또 뽑게 됩니다.
사진을 고치는 쪽은 따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 글은 설명글 쪽 이야기입니다.
설명글을 고치려면 먼저 알아야 하는 게 있습니다. 지금 그 글이 얼마나 맞고 있나. 그리고 그걸 이미 매일 채점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셀러가 옷을 올리면 모델이 상품 설명을 씁니다. 그리고 셀러가 그 초안을 보고 고칩니다. 고친 기록이 그대로 남습니다. 초안이 무엇이었고 사람이 무엇으로 바꿨는지가 짝으로 남습니다.
모델이 무엇을 잘못 봤는지를 사람이 매번 짚어 준 기록입니다. 그래서 열어 봤습니다.
열어 보고 나온 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 사진에 나올 게 전부 그 설명글에서 나옵니다. 핏도, 신발도, 무엇과 같이 입을지도 거기서 정해집니다. 브랜드와 모델명까지 적으면 그게 그대로 나옵니다. 그래서 그 글을 잘 쓰게 만드는 것이 곧 사진을 잘 만드는 일입니다.
둘. 모델이 무엇을 틀리는지는 버전이 바뀌면 같이 바뀝니다. 그러니 학습은 지금 이 모델의 실수를 고치는 쪽이 아니라 어느 모델을 쓰든 우리 말로 쓰게 하는 쪽이어야 합니다.
아래는 그 둘이 어떻게 나왔는지입니다.
01 · The Request
스타일룸에는 셀러가 요청을 적는 자리가 따로 있습니다. 이렇게 나왔으면 좋겠다는 걸 적어 넣으라고 우리가 열어 둔 자리입니다. 만들 때 머릿속에 있던 건 핏이었습니다. 막히는 자리가 거기니까요.
거기에 실제로 뭐가 들어오는지 24,226건을 갈라 봤습니다.
| 무엇을 요청하나 | 비중 |
|---|---|
| 신발 | 44.1% |
| 색상 | 44.1% |
| 기장 · 핏 | 26.0% |
| 액세서리 | 25.9% |
| 이너 · 레이어드 | 12.6% |
| 착용 방식 | 11.0% |
| 헤어 · 메이크업 | 8.2% |
한 건이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요청하므로 합이 100%를 넘습니다.
가장 많이 나온 낱말이 "신발은" — 4,268회입니다. 그리고 핏은 26%로 네 번째입니다.
핏 때문에 열어 둔 자리인데, 사람들이 제일 많이 잡으려는 건 신발이었습니다. 핏만 붙들고 있으면 사람들이 실제로 손대려는 것의 3분의 2를 못 봅니다.
신발이 1등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신발은 셀러가 올리는 물건이 아닙니다. 옷 사진 한 장만 올라오는데 결과 사진에는 발끝까지 나옵니다. 그 자리를 우리가 채워 넣으니, 셀러 입장에서는 여기에 적는 것 말고 손댈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적어 옵니다.
요청란에 적혀 오는 것
"흰색 컨버스 신겨주고 전체적으로 아방한 느낌이나게 여유로운 핏으로 만들어줘 모델은 똥머리해줘" "그레이 발목양말에 발렌시아가 트랙 샌들 착용." "신발은 비브람 파이브핑거스 퍼포마 제인 에보 트리플 블랙 신어줘"
브랜드와 라인과 모델명과 색상까지 네 단계를 찍습니다. 스타일을 대충 말하는 게 아니라 물건을 지정합니다.
02 · It Works
요청란을 훑다가 눈에 걸린 문장이 있었습니다. 190벌에 똑같이 붙어 있었습니다.
글자 하나 안 바뀐 채로 190벌에
"신발은 컨버스 브랜드의 척 70 클래식 상품의 블랙 색상을 신고있습니다."
브랜드와 라인과 모델명과 색상. 상품 페이지에서 옮겨 온 것 같은 문장입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이렇게 적으면 정말 그 신발이 나오나. 결과 사진을 꺼내서 한 장씩 봤습니다.
더 확실한 게 있었습니다. 올린 옷 사진에 이미 다른 신발이 신겨져 있던 요청이 둘 있었습니다.
혹시 사진을 보고 받아 적은 것 아닌가 싶어 자동으로 쓰인 설명글 30장을 뒤졌습니다. 컨버스 · 척 70 · 슈퍼스타 0건이고, 16장 중 14장은 옷 사진에 신발이 아예 안 찍혀 있었습니다. 이 낱말은 사람이 넣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안 되는 건 브랜드 재현이 아닙니다. 되고 있습니다. 안 되는 건 이겁니다 — 한 번 잘 나온 그 문장이 우리 안에 없습니다. 셀러가 어딘가에 적어 두고 매번 꺼내다 붙입니다. 그래서 190벌에 글자가 똑같습니다.
그리고 이 두 문장은 한 사람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계정에 걸쳐 있는데 만든 시각이 서로 붙어 있습니다. 한 곳에서 같이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필요한 건 더 좋은 모델이 아니라 저장 버튼입니다. 잘 나온 문장을 붙여 두고 다음 옷에 그대로 얹는 것. 그리고 그게 한 사람 것이 아니라 한 팀이 같이 쓰는 것이어야 합니다.
03 · Absolutely
요청란에 들어온 말을 다시 훑다 보면 눈에 띄는 낱말이 있습니다.
"절대" 가 붙은 자리
"티셔츠를 바지안에 넣지마 절대" "바지기장하고 타이기장 절대 길게 출력금지" "반드시 패션 화보 수준의 과장된 초오버사이즈 비율을 적용하며, 일반 와이드 팬츠처럼 생성하지 않는다" "반드시 단추 3개를 모두 잠급니다"
"절대" 는 한 번도 안 통했을 때 나오는 말입니다. 처음부터 되는 일에 대고 절대라고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 낱말이 붙은 자리가 곧 여러 번 실패한 자리입니다.
04 · The Default
지금까지는 셀러가 요청란에 적어 오는 이야기였습니다. 여기부터는 반대쪽입니다 — AI가 쓴 초안을 셀러가 고친 기록입니다.
핏 항목에서 고쳐진 것들을 꺼내 보면 고쳐지기 전 문장이 다 같습니다.
| AI 초안 | 셀러가 바꾼 것 |
|---|---|
| 레귤러 핏 | 세미 오버 핏 |
| 레귤러 핏 | 루즈핏 |
| 레귤러 핏 | 여유로운 품과 기장감의 루즈핏 |
몇 건 골라 본 게 아니라 전수로 셌습니다.
⚠️ 이 숫자는 대부분 지금 쓰는 모델이 아니라 그 전 모델에서 나온 것입니다. 왜 그렇게 적는지는 다음 절에서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셀러는 무엇으로 바꿀까요.
오버가 563건으로 가장 많고 루즈가 251건입니다. 다만 슬림 쪽으로 간 것도 127건 있습니다. 늘 헐렁한 쪽으로 틀리는 게 아니라, 가운데를 찍어 놓고 실제 옷은 양쪽으로 흩어져 있는 것입니다. 헐렁한 쪽이 더 많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걸 조사하는 사이에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05 · It Moved
처음에 찾은 습관은 이것과 조금 달랐습니다. AI가 양다리를 걸쳤습니다. "레귤러 또는 루즈", "레귤러/오버사이즈" 처럼 두 개를 다 적어 놓고, 셀러가 한쪽을 지우는 식이었습니다.
그 습관을 재려고 실험을 짜서 몇 장을 돌려 봤습니다. 안 나왔습니다. 프롬프트는 그대로인데 결과가 달라졌습니다. 그 사이에 초안을 쓰는 모델이 새 버전으로 갈렸습니다.
모델이 갈리기 전 → 갈린 뒤
초안에 "또는" 이 들어간 문서 60.1% → 2.4% 초안에 "레귤러" 가 들어간 문서 29.8% → 4.5%
양다리는 거의 없어졌습니다. 레귤러 핏은 줄었지만 남았고, 남은 것 중에서는 여전히 1위입니다. 앞 절의 숫자가 대부분 바뀌기 전 모델에서 나온 이유가 이것입니다 — 세어 놓고 보니 세던 대상이 절반쯤 바뀌어 있었습니다.
특정 모델의 특정 버전이 무엇을 틀리는지를 파고들면, 그 모델이 바뀌는 순간 쌓은 게 사라집니다.
그러니 학습을 한다면 목표가 이래야 합니다. "이 버전의 이 실수를 고치는 것" 이 아니라, 어느 모델을 쓰든 우리 언어로 쓰게 만드는 것.
모델은 계속 바뀝니다. 더 좋은 게 나오면 갈아탑니다. 그때마다 다시 조사하고 다시 학습해야 한다면 그건 자산이 아닙니다.
모델이 확신이 없을 때 "레귤러 핏" 으로 씁니다. 틀리지도 맞지도 않는 가운데 값입니다. 그리고 실제 옷은 대체로 그보다 헐렁합니다.
앞 편에서 셀러가 세미오버핏 · 하프벌룬핏 같은 말을 만들어 쓰는데 모델은 그런 말을 한 번도 쓴 적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같은 이야기입니다. 양끝을 모르니 가운데에 머뭅니다.
06 · What The Photo Shows
교정 22,608건을 하나씩 열어 이 교정이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인가를 판정했습니다. 사람이 사진과 교정을 나란히 놓고 매긴 판정입니다.
그런데 이 비율이 항목마다 크게 다릅니다.
소재에서 갈립니다. 기장과 색상은 사진에 거의 다 있습니다. 소재는 절반이 사진 밖입니다. 섬유가 뭔지는 라벨을 봐야 알고, 치수는 자로 재야 압니다.
사진으로는 알 수 없는 교정
AI 골지(ribbed) 니트 소재 셀러 폴리에스테르 및 면혼방 소재 AI 면 혼방 소재로 보이며 셀러 린넨 원단을 사용했으며 AI 크롭 기장으로 허리선 위로… 셀러 가슴단면 47cm, 총기장 51cm
이건 모델이 못 봐서 틀린 게 아닙니다. 사진에 없는 정보입니다. 아무리 좋은 모델을 써도 사진만 주면 못 맞힙니다. 셀러는 실물을 손에 들고 있어서 압니다.
얼마나 없는 정보인지는 되돌아온 값을 보면 압니다. 초안에 "면 혼방 소재로 추정되며" 라고 적힌 자리를 열아홉 명이 열아홉 가지로 바꿔 놨습니다.
같은 자리에 들어간 값들
인견 소재로 추정되며 면 린넨 혼방 소재로 추정되며 폴리100% 소재로 광택없이 워싱된 면 100프로 소재 COTTON 43% / POLY 52% / SPAN 5%
"사진 밖" 이라는 게 몰라서 비워 둔다는 뜻이 아닙니다. 쓰기는 씁니다. 그런데 매번 다른 답이 정답입니다.
모델은 확신이 없으면 그걸 문장에 남깁니다. 위 사례의 "면 혼방 소재로 보이며" 가 그렇습니다. "…로 보이며", "…로 추정되는" 이 붙은 자리를 모으면 사진으로 못 푸는 항목이 어디인지가 나옵니다. 모델이 스스로 표시해 두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이 표시가 소재에만 붙는 게 아닙니다.
개수를 고친 것 — 66건
AI 여섯 개의 단추 → 셀러 4개의 단추 AI 두 개의 지퍼 포켓 → 셀러 한 개의 지퍼 포켓 AI 2개 또는 3개의 작은 버튼 → 셀러 3개의 작은 버튼
마지막 것이 세다가 만 문장입니다. "레귤러 핏" 과 똑같은 몸짓인데, 단추는 셀 수 있는 것입니다. 사진에 다 찍혀 있고 손가락으로 짚으면 답이 나옵니다. 사진 밖이라서 못 맞힌 게 아닙니다.
07 · Both Ways
그래서 갈라 봤습니다. 초안에 적힌 표현 하나를 놓고 여러 사람이 서로 다른 값으로 되돌린 자리를 모았습니다. 713종 나왔고, 핏 199 · 기장 143 · 소재 141 · 디테일 115 · 색상 92입니다. 핏만 갈리는 게 아닙니다.
그중에서 A를 B로 고친 것도 있고 B를 A로 고친 것도 있는 짝만 뽑았습니다. 가장 큰 게 이겁니다.
양쪽 원문
블랙 → 네이비 검정색 바탕 → 네이비 바탕 깊고 진한 네이비 블루 색상 → 검정 색상 다크 네이비(Dark Navy) → 블랙
53 대 44 라는 게 중요합니다. 한쪽으로 쏠렸으면 버릇입니다. 남색을 자꾸 검정이라고 쓴다는 뜻이니 그렇게 쓰지 말라고 일러 주면 됩니다. 그런데 양쪽이 비슷하면 버릇이 아니라 둘을 못 가르는 것입니다. 동전 던지기와 같습니다.
흰색과 아이보리도 같은 자리에서 무너집니다. 그리고 이건 색만의 일이 아닙니다.
줄무늬 방향 — 다섯 건, 양쪽으로 갈림
AI 세로 스트라이프 패턴이 돋보이는 긴팔 셀러 가로 스트라이프 패턴이 돋보이는 반팔 AI 가로 스트라이프 패턴 셀러 세로 스트라이프 패턴
색이나 소재는 "사진으로는 어렵겠다" 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줄무늬 방향은 누구 눈에나 보입니다. 그런데 양쪽으로 틀립니다. 다섯 건이라 비율로 말할 건 아니고, 이런 일이 있다는 것까지입니다.
핏 안에서도 두 성격이 섞여 있었습니다.
| 짝 | 한쪽 → 다른 쪽 | 성격 |
|---|---|---|
| 레귤러핏 ↔ 루즈핏 | 18 : 3 | 버릇 |
| 루즈핏 ↔ 오버핏 | 7 : 1 | 버릇 |
| 레귤러핏 ↔ 오버사이즈핏 | 4 : 3 | 못 가름 |
| 레귤러핏 ↔ 와이드핏 | 4 : 3 | 못 가름 |
앞에서 "모르면 레귤러라고 쓴다" 고 적은 게 18 대 3 짝입니다. 그건 버릇이 맞습니다. 그런데 같은 레귤러라도 오버사이즈·와이드와 부딪히면 4 대 3 입니다. 한 항목 안에 고칠 수 있는 것과 안 되는 것이 같이 들어 있습니다.
이 구분이 필요한 이유는 손 쓰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버릇은 말을 바꿔 주면 줄어듭니다. 못 가르는 것은 말로 안 됩니다. 그건 실물을 들고 있는 사람이 알려 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계산은 태거가 뽑아 둔 초안 원문 조각을 축으로 삼았고, 조각이 양쪽 다 남아 있는 12,741건이 모수입니다. 짝을 셀 때 낱말 사전을 안 쓰고 글자로만 맞물렸으므로 실제 짝은 이보다 많습니다. 사람 수는 계정이 아니라 사람 단위로 접어서 셌습니다.
08 · The Trap
여기까지 보면 다음 수가 뻔합니다. 틀린 문장과 고쳐진 문장이 짝으로 쌓여 있으니, 그걸 학습에 넣으면 모델이 고치는 법을 배우지 않겠나.
그런데 얼마나 고치는지를 먼저 보면 이렇습니다.
| 한 문서에서 고친 정도 | 문서 | |
|---|---|---|
| 손 안 댐 | 207 | 1.35% |
| 5% 미만 | 7,185 | 46.98% |
| 5~20% | 5,714 | 37.36% |
| 20~50% | 1,697 | 11.10% |
| 50% 이상 | 490 | 3.20% |
셀러가 한 문서에서 손대는 건 5% 남짓입니다. 나머지 95%는 모델이 쓴 문장이 그대로 나갑니다. 그러면 학습이 이렇게 계산합니다. 초안을 그대로 두면 95%가 맞습니다. 고치려다 틀리는 것보다 안 고치는 쪽이 점수가 높습니다.
우리는 교정 기록을 모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안의 대부분은 승인 기록입니다. 셀러가 읽고 "이대로 나가도 된다" 고 판단한 문장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 승인이 다수인 한, 데이터를 더 넣든 오래 돌리든 모델은 계속 베끼는 쪽이 이득입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습니다. 모든 문장을 똑같이 학습시키지 않습니다. 셀러가 실제로 손댄 자리에 무게를 실어, 그 자리를 틀렸을 때 훨씬 크게 틀린 것으로 치게 만듭니다. 95%의 승인 문장은 가볍게 지나가고, 5%가 학습을 끌게 하는 것입니다.
09 · What It's Really For
이 글이 텍스트 학습 이야기로 읽힐 수 있는데, 그건 여러 갈래 중 하나입니다. 하려는 일은 처음 자리로 돌아갑니다. 옷을 올렸을 때 나오는 그 두 장을 더 잘 만드는 것.
앞에서 본 대로 사진에 나올 게 전부 그 글에서 나옵니다. 핏도 신발도 무엇과 같이 입을지도 거기서 나옵니다. 그리고 같은 것을 어떤 말로 쓰느냐가 결과를 바꿉니다. 센티미터로 적으면 그대로 안 그리는데, 몸의 어느 지점까지 오는지로 적으면 그립니다.
셀러가 기장을 고치면서 새로 써 넣은 표현을 몸 위에서 아래로 세워 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 셀러가 찍은 지점 | 건수 |
|---|---|
| 골반까지 · 골반을 살짝 덮는 · 골반 아래 | 72 |
| 허벅지 중간 · 허벅지까지 | 79 |
| 무릎 위 · 무릎까지 · 무릎을 덮는 | 49 |
| 무릎 아래 | 52 |
| 종아리 중간 · 종아리까지 | 43 |
| 발목 위 · 발목까지 · 발목을 덮는 | 67 |
| 발등을 덮는 | 62 |
| 신발을 살짝 덮는 · 신발 위 | 16 |
센티미터가 안 나옵니다. 대신 몸의 지점을 찍고 거기에 정도를 얹습니다 — 살짝 397 · 더 395 · 매우 215 · 아주 203. "골반을 살짝 덮는" 처럼 지점과 세기가 한 덩어리로 붙습니다.
"더" 가 이만큼 많은 것도 눈여겨볼 자리입니다. 지금보다 더 길게 — 정해진 값이 아니라 방금 나온 사진을 기준으로 한 말입니다. 사람은 절대 길이로 생각하지 않고 화면에 나온 것에서 얼마나 옮길지로 생각합니다.
기장은 이렇게 여덟아홉 개로 목록이 다 만들어집니다. 골반에서 신발 위까지, 몸을 따라 순서대로 놓입니다. 그런데 통이나 실루엣은 목록이 안 만들어집니다. 같은 자료에서 '핏' 으로 끝나는 표현이 196종 나왔고, 많이 쓰인 순으로 30종을 골라 넣어도 69.2%밖에 안 덮입니다. 나머지는 목록에 없는 말입니다. 앞 편에서 말한 그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지금 붙들고 있는 게 이것입니다. 사람이 매번 손으로 고쳐 넣는 그 표현들을 처음부터 나오게 만드는 것. 텍스트 학습은 그 방법 중 하나이고, 슬롯을 나눠 주는 것도 프롬프트를 고치는 것도 같은 목적입니다.
10 · What We Take
| 질문 | 답 |
|---|---|
| 요청란에 사람들이 무엇을 적어 오는가 | 신발 44% · 색상 44% · 핏 26%. 핏은 네 번째입니다 |
| 글자로 적으면 그대로 나오는가 | 나옵니다. 브랜드 신발 열두 장 전부 맞았습니다 |
| 그러면 무엇이 막고 있는가 | 잘 나온 그 문장이 우리 안에 없습니다 |
| 모델이 확신 없을 때 무엇을 쓰는가 | 레귤러 핏. 셀러가 그걸 지웁니다 |
| 그 습관이 계속 갈 것인가 | 아닙니다. 모델이 바뀌면 사라집니다 |
| 사진만으로 안 되는 항목이 있는가 | 있습니다. 소재가 그렇습니다 |
| 틀리는 게 다 같은 종류인가 | 아닙니다. 버릇과 못 가르는 것이 섞여 있습니다 |
| 교정 기록을 그대로 학습에 쓸 수 있는가 | 아닙니다. 안 고치는 법을 배웁니다 |
| 셀러가 고친 건 다 오류 정정인가 | 아닙니다. 사진과 달라도 그렇게 하고 싶은 것입니다 |
이 기록이 쓸모 있는 건 모델이 어디서 흔들리는지를 사람이 직접 짚어 놨다는 점입니다. 어느 항목이 사진으로 풀리고 어느 항목이 안 풀리는지가 남아 있습니다.
다만 데이터가 많다는 게 곧 학습이 된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쌓인 것 중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람이 손댄 부분이었습니다. 나머지는 모델을 그 자리에 묶어 두는 무게였습니다.
그리고 셀러가 고치는 게 늘 "틀린 걸 바로잡는 것" 도 아닙니다.
사진과 다르게 바꾼 것
AI 은색 십자가 펜던트 → 셀러 은색 하트 펜던트 AI 적당한 깊이의 브이넥 → 셀러 클래식한 라운드넥 AI 짧은 크롭 기장입니다 → 셀러 기본기장입니다
사진에 다 보이는 것들입니다. 소재나 치수처럼 실물을 봐야 아는 정보가 아닙니다. 이런 게 1.94%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걸 셀러가 잘못 고친 것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십자가를 하트로 바꾸고 싶은 것입니다. 사진을 정확히 옮겨 적는 게 목적이 아니라, 원하는 사진을 얻는 게 목적이니까요. 여기에는 맞고 틀리고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자료의 성격이 다시 보입니다. 이건 사진의 정답이 아니라 셀러의 의도입니다. 그리고 의도는 사진 어디에도 안 들어 있습니다. 실물을 봐도 안 나옵니다. 셀러 머릿속에 있고, 우리에게 오는 건 이미 고쳐진 결과뿐입니다.
이게 이 글 전체를 관통합니다. 소재는 열아홉 명이 열아홉 가지로 적었고, 검정과 남색은 양쪽으로 갈렸습니다. 정답이 하나가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같은 사진을 놓고도 사람마다 다른 걸 원합니다.
그러니 할 일은 정해집니다. 사진에서 뽑을 수 있는 건 최대한 정확하게 뽑고, 사진에서 안 나오는 것은 셀러가 한 번만 말하면 다음부터 알아서 얹히게 만드는 것. 02절의 저장 버튼이 그 이야기였습니다.
이 글은 사진이 나오기 전 이야기였습니다. 옷을 읽고 쓰는 그 상품 설명글을 잘 쓰게 만드는 쪽입니다. 이미 나온 사진을 손보는 쪽은 따로 만들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하려는 건 하나입니다 — 셀러가 마음에 드는 한 장을 건지게 하는 것.
그리고 스타일룸은 앞으로도 이런 실험을 계속합니다. 브랜드를 하나 더 학습시키고, 셀러 교정으로 다시 걸고, 결과가 안 나오면 조건을 바꿔 또 겁니다.
그러다 보니 필요한 게 생겼습니다. 학습을 한 번 돌리려면 어떤 자료를 쓸지 고르고, 그걸 세트로 묶고, 한 장씩 캡션을 달고, 파라미터를 정하고, 몇 스텝에서 꺼낼지를 골라야 합니다. 세트는 한 번 묶어 두면 계속 씁니다. 같은 세트를 이번엔 학습에 넣고 다음엔 검증에 쓰고, 조건만 갈아 다시 겁니다. 하나만 바꿔도 결과가 달라지는데, 무엇 때문에 달라졌는지는 앞서 돌린 것과 나란히 놓아야 보입니다. 이걸 매번 손으로 하면 실험이 쌓이지 않고 흩어집니다.
그래서 세트를 쌓아 두고, 조건만 갈아 걸고, 나온 결과를 나란히 놓고 보는 도구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로라랩(LoRA Lab) 이라고 부릅니다. 다음 문서에서 그 이야기를 합니다.